글쓴이 : 김수진
몇 년 전 유방에 종양이 반복적으로 생겨 수술을 연거푸 한 후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 때 갑작스럽게 남편의 발령으로 생각지도 않게 낯선 청주 땅에 오게 됐다.
워낙 성격상 조용하고 변화를 꺼려하는 나로서는 익숙하던 곳을 떠나는 생소함이 두렵기까지 하였다.
이사 문제로 처음 청주에 왔을 때 산에 둘린 청아한 자연의 매력이 얼마나 마음에 크게 와 닿았는지…….
그로 인해 이사를 결심한 것도 크다.
이제 청주에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자연이 주는 큰 혜택을 맘껏 누리는 이곳이 몸도 마음도
지친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곳임을 확언한다.
두 번째로 느낀 청주의 모습은 가까이에서 느끼는 문화재이다.
내가 쉰이 가까운 나이에 수도권에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감흥이랄까?
무언가 역사의 흔적이나 문화의 소재들을 만나려면 박물관이나 전시관을 찾아야만 누릴 텐데
청주에선 도로의 가로등, 인도와 차도의 경계선, 맨홀과 보도블록 등에서도 우리나라 옛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직지’ 라고 새겨진 문양들을 접하면서 예전 국사책에서나 봤던 것들이 내 일상에 너무나 가깝게 자리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직지에 자부심을 갖게 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새록새록 새기게 된다.
예스러움을 멋스러움으로 표출함이 청주의 지혜라 여겨진다.
세 번째로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포근함이다.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하면서 가까운 옆 라인이랑도 말 한번 터 본 적 없이 너무나 냉랭하게 살았는데 이곳에 이사 와서 처음엔 너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엘리베이터는 물론 어디서든지 내가 사는 곳의 사람들은 어찌나 인사성이 밝은지…….
“안녕하세요?” 웃으며 건네는 인사에 내 마음이 밝아지고 나도 따라 그 친절함을 답습한다.
어린아이들도 낯선 어른 앞에서 인사를 씩씩하게 건넨다.
‘아주 어릴 적 나도 저랬었지……. 지금 나는 왜 이리 삭막해졌을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 이곳에 온 이유가 내 몸도 맘도 좋은 것들로 채우고 진정한 힐링을 누리도록 인도함을 받은 것이라 여겨진다.
이제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으로까지 변화되었다. 일상의 모든 것이 감사하고 기쁘다.
이사 온 지 1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제 청주시민으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
대한민국의 심장과 같은 위치에 자리잡은 청주.
청주에서 가장 좋은 것들이 생겨나고 움직여지고 확산되어서 우리나라 전체에 선한 영향이 전파되길 기대한다.
앞으로도 더욱 좋아질 청주.
삭막한 내 마음에 힐링을 느끼게 한 청주에서의 새로운 인생 50대를 기대하며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