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정주·상업·문화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
고도제한 대폭 완화… 도심 고밀·복합개발 가능
신청사 건립,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공간 조성 등
‘생활기반 인프라 정비’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추진
“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기억의 공간에서 미래의 중심으로. 지금 청주 원도심은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긴 시간 쇠퇴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원도심이 민선 8기 청주시 출범 이후 활력을 되찾고 있다.
민선 8기 청주시가 추진 중인 원도심 재편 정책은 단순한 도시 정비를 넘어도시계획의 근간부터 삶의 질, 문화와 상권 구조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도제한 완화… 고밀·복합 개발 가능
청주시가 낙후된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로 인해 그간 도심 개발의 걸림돌이었던 고도제한을 대폭 완화하면서 주거·상업·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도심 고밀·복합 개발이 가능해졌다.
청주시는 최근 성안동과 중앙동 일대 1.37㎢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전면 재정비하고, 기존 원도심 경관지구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제2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은 최대 90m, 상업지역은 110m 높이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기반시설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를 조건으로 하면 각각 108m, 130m 높이까지 건축이 허용된다.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기준은 유지된다. 용두사지 철당간, 망선루, 청녕각 등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평지붕 17m, 경사지붕 20m의 기존 고도제한이 그대로 적용된다.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함께 원도심을 기능 중심의 세 권역으로 나눠 맞춤형 개발도 병행한다. 청주시 신청사 건립 부지를 중심으로 한 '북문지구'와, 중앙공원 인근의 '서문지구'를 각각 공동개발 권장지역으로 설정해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거점유도권역(고밀 중심기능), △도심활력권역(편의시설 확충), △특화관리권역(상권·관광 중심) 등 도심을 기능에 따라 구분하고, 이용자 동선 및 생활패턴을 고려한 체계적인 공간 재구성에도 나선다.
청주시는 신청사 건립,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공간 조성 등과 연계한 입체적인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정비기금을 들여 탑동2구역 재개발, 율량사천구역 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기반시설 설치를 지원했다. 남주·남문을 포함한 7개 구역에서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예술이 스며든 도심, 시민이 머무는 거리
개발 중심의 도시재편과 달리, 청주시는 원도심에 문화라는 ‘결’을 입히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2023년부터 조성된 13곳의 문화예술 공간은 소공연장과 갤러리 중심으로 운영되며, 지역 예술인의 창작 기반이자 시민 문화 향유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공간은 연간 120일 이상 운영되고, 정기 공연·전시를 통해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청소년 주말 버스킹, 골목길 축제, 시민공모 프로그램 등 생활밀착형 문화 행사도 꾸준히 확대 중이다.
특히 계절 테마를 활용한 골목길 축제는 스토리텔링형 거리 축제로 자리잡으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의 참여를 끌어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K-컬처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된 청주국가유산야행은 원도심 야경과 문화유산을 연결한 대표적인 야간 관광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인프라 정비… 도시재생사업 속도
원도심 곳곳에서는 생활 기반 인프라를 정비하는 도시재생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덕1동, 운천신봉동, 영운동 등지에는 공동체센터, 공원, 주차장 등 주민 실생활과 맞닿은 시설들이 새로 들어서고 있으며, 봉명동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문화·체육·주거·상업 기능이 융합된 복합공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청주시는 도시재생을 단순한 물리적 환경 정비가 아닌, 시민의 삶을 재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방향을 체계적으로 총괄하는 전담조직 ‘청주시활성화재단’도 올해 1월 공식 출범해 도시재생뿐만 아니라 농촌활성화, 상권 재편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며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사람·상권 중심으로 재편
도심의 상권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소나무길 자율상권구역’은 2024년 12월 공식 지정됐으며, 임대료 인상 제한, 온누리상품권 특례, 국비지원 등이 연계된 상생형 상권모델이 본격 적용된다.
대현지하상가는 2025년 ‘청년특화상가’로 리모델링돼 재개장할 예정이다. 이 공간은 창업공간, 청소년 자율공간, 청년공방 등으로 구성돼, 청년들의 창의력과 도심의 활력이 만나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청주시는 원도심 재편을 단지 ‘재개발’이 아닌 ‘도심 재구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도시계획 완화, 문화적 감성 회복, 생활 기반 확충, 상권 재정비가 맞물리면서 청주 원도심은 과거와 미래, 기억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도시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