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새로운 ‘세상 짓기’
9월 4일~11월 2일 문화제조창 일원서 개최
역대 최장 기간·최대 국가 참여·역대급 전시 규모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혁신 경계 넘는 ‘글로컬 공예’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장기간 △역대 최대 국가 참여 △역대 최대 규모 지역작가 참여 △역대 최대 규모 전시 △환경과 로컬 △글로컬의 만남 △정부와 국제사회 맞손 등 역대급 전시 규모 및 화제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9년 시작해 올해로 열네 번째를 맞은 비엔날레의 주제는 ‘세상 짓기’다. ‘짓다’는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다는 의식주 전체 창작 행위로 이러한 의식주에 바탕을 두고 인류의 삶과 관계 맺어온 공예를 넘어 미술과 디자인, 건축을 아우르고 인간과 자연, 사물을 연결하며 공동체와 함께 지구의 내일을 고민하는 공예의 새로운 정체성과 가능성을 진단한다.
#역대 최대 규모 전시
이번 비엔날레는 본전시부터 특별전, 연계 전시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2개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비엔날레의 주제를 대변하는 본전시는 16개국에서 초청된 작가 148명이 300여 점 작품으로 세상 짓기를 완성했다. 본전시는 보편 문명으로서의 공예부터 탐미주의자를 위한 공예, 모든 존재자를 위한 공예, 공동체와 함께하는 공예까지 4개의 소주제로 구성됐다.
다양한 풍경과 자연현상, 이미지들을 섬유, 도자, 조각 등과 조합해 대형 무대장치 같은 설치 작업으로 새로운 미장센을 창조하는 작가 프란체스코 시메티(이탈리아)부터 식물성 왁스(밀랍 등)로 사실적인 꽃과 잎사귀 등 3차원적 생명을 재창조한 작가 모나 오렌(프랑스), 거대한 카펫에 실사 동물이 숨어있는 듯한 위장 아트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섬유작가 데비 로슨(영국) 등이 전시장을 채웠다.
자연 그대로인 듯 재료의 순수미를 추구하는 덤벙주초(자연석의 생긴 그대로 건물 기둥 밑에 사용한 주춧돌) 가구 창시자 정명택을 비롯해 자연의 생명력을 빚는 도예가 구세나, 2013년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대상에 이어 2024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 특별상을 거머쥐며 미래 조각가라는 찬사를 얻은 김희찬 등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공예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큰 산불이 있었던 경북 지역 천년 사찰 고운사와 화마에 생명을 잃은 나무들의 상흔을 보듬으며 선보인 ‘평화의 숲×홍림회’의 먹먹한 작품들까지, 그 어떤 것도 놓칠 수 없는 작품들이 전시장 가득 포진돼 있다.
#특별전① -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이번 비엔날레에서 놓쳐선 안 될 특별전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국내외 예술 기관들의 상호 협력을 통해 공동 전시를 선보이는 현대자동차의 신규 아트 파트너십이다.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휘트워스 미술관과 함께 첫 번째 협업 기관으로 선정됐고, 인도 뉴델리의 국립공예박물관까지 협력해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특별전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 Entangled and Woven’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로는 자연섬유 아바카(abacá)와 산업 소재 테플론 매쉬(Teflon mesh)등 독특한 소재를 탐구하며 정교한 섬유 조형을 선보여온 작가 장연순을 비롯해 직조와 타피스트리, 코바늘뜨기 등 기법으로 층층이 쌓은 몰입형 설치물에 기억을 담는 작가 유정혜, 섬유·드로잉·설치·사운드·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사회적 위계질서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 홍영인, 전통 한지를 자르고 섬세하게 비틀어 ‘소미사(SOMISA)’라는 자신만의 실로 변형하며 혁신과 전통을 잇는 작가 고소미 등 4팀이 선정됐다.
인도 작가로는 자수·설치·드로잉·조각 등 전방위 아티스트 수막시 싱(Sumakshi Singh), 장인의 정신과 직조 기법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패션 브랜드 페로(PÉRO), 인도 서부 가츠족의 풍경과 남인도 사원의 건축 그리고 인도의 클래식이라 불리는 카르나틱 음악을 섬유로 형상화하는 카이무라이(Kaimurai), 전통 직조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보이토(Boito), 4팀이 선정됐다.
이들 8팀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한국과 인도를 넘나드는 리서치 트립을 진행했고, 각 지역이 가진 섬유 기법과 재료, 장인 문화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제작한 신작을 선보인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특별전은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뒤 2026년 2월에는 인도 국립공예박물관, 2026년 7월에는 휘트워스 미술관으로 순회한다.
#특별전② - 성파 선예전 ‘명명백백’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와 더불어 또 하나의 특별전이 관람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바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평생 화업을 조망하는 ‘성파 선예전’이다.
1960년 출가 이래 수행자이자 예술가로서 서예와 한국화, 도자와 조각, 염색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독창적인 작품 활동을 이어온 성파 스님은 이번 특별전에서 무려 100미터에 달하는 한지작품을 선보인다.
전통 한지 제작 기법의 한계를 넘어선 이 작품은 ‘밝고 밝고 희고 또 희다 - 명명백백’으로 이름 지은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본전시를 필두로 메가급 특별전은 물론 역대 최다 국가 71개국이 참여한 ‘청주국제공예공모전’, 태국 공예의 정수를 만날 ‘초대국가전’, 공예매개 국제개발원조사업 성과를 톺아볼 ‘키르기즈 ODA 성과전’, 11개 국공사립미술박물관갤러리가 연계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일 ‘연결 짓기’전, 한중일 동아시아문화도시의 공통 공예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보자기×젓가락 공모전’까지, 역대급 규모의 전시들이 청주의 가을을 풍성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