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 유기동물 새 삶을 잇는 징검다리
구조부터 돌봄, 사회화 훈련까지… ‘가족 찾기’ 전 과정 총력
반려는 선택 아닌 책임… 지역사회 입양 문화 정착에 앞장
“저를 바라보는 그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견을 입양한 50대 직장인 김기현(가명) 씨가 한 말이다.
전국적으로 매년 약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보호센터에 입소하지만, 이 중 절반가량만이 입양으로 새 삶을 시작한다. 나머지는 안타깝게도 보호센터 내에서 생을 마치거나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주시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캠페인을 활발히 펼치며 지역사회에 반려동물 입양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입양은 선택 아닌 책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반려동물보호센터에는 현재 200여 마리의 유기동물이 보호받고 있다.
과거에는 160마리 수용이 한계였으나, 새로 신축한 보호센터 이전으로 수용 규모가 약 1.5배 확대돼 최대 260마리까지 돌볼 수 있게 됐다.
보호센터에 입소하는 동물 중 다수는 이전 보호자에게 버림받은 경우다. 다행히 사람과의 접촉 경험이 있어 사회성이 좋은 편이며, 대부분 건강도 양호한 상태다.
그럼에도 시민들 상당수는 아직도 반려동물 구입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귀여운 외모나 특정 견종 선호가 입양을 주저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는 ‘임시 보호’가 아닌 ‘새 가정으로의 재입양’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입양 희망자를 대상으로 절차 안내, 입양 전·후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입양 전 중성화 수술, 예방접종, 입양 후 입양지원비도 지원한다.
#입양, 생명을 살리는 소비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13일 기준 입양 및 기증률은 67.4%, 주인에게 돌아가는 반환률이 23.0%로 90%가 넘는 동물이 센터를 떠나 새 삶을 시작했다.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을 통해 해외 입양도 추진했다.
지난 5월 구조된 불법 도축 농장 출신 개들 중 일부는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로 입양이 진행돼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이제욱 축산과 동물보호팀장은 “견종이나 나이, 외모만 보고 입양을 기피하지 말고, 진짜 반려가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보호센터에 있는 동물들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소중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가족 찾을 때까지 돌봄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는 단순히 ‘동물을 잠시 머무르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유기·방치 동물을 구조해 치료하고,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종합 복지시설이다.
길거리에서 구조한 동물은 부상 및 질병 여부를 우선 점검받으며, 필요시 응급 치료나 경우에 따라 안락사 여부를 결정한다.
주로 개와 고양이가 입소한다. 드물게 기타 소형 반려동물, 가축, 국제멸종위기종도 보호를 받는다.
입소 동물들은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구충, 기생충 치료, 외과수술 등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한다. 만성질환이나 상처가 있는 동물은 지속적인 치료와 감염 예방 관리가 필수적이다.
각 동물의 특성과 상태에 맞게 크기, 성별, 종, 성격 등을 고려해 보호실을 분리 운영하며, 위생 관리와 스트레스 완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행동교정과 사회화 훈련, 장난감 제공, 산책 등을 통해 동물들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돕는다.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는 앞으로도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캠페인을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동물복지 사회 조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더 많은 유기동물이 사랑받는 가족을 만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