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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글 # #
제2 월호 아이들이 꽃을 사는 이유
아이들이 꽃을 사는 이유
아이들이 꽃을 사는 이유
김기화(옥산면)
우리 꽃집에 토요일 점심시간쯤 초등학교 4, 6학년이라는 남매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돼지 저금통을 뜯어 장미꽃과 튤립을 사러 왔다는 두 아이는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꽃값이 비싸자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얘들아, 장미꽃과 튤립은 왜 사려고 하는데?”라고 묻자 누나인 아이가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엽니다.
“엄마하고 아빠 줄 거에요.”
“오오… 그랬구나.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인가 보지?”
어버이날이 아닌데 부모님께 꽃 선물을 하는 거라면 결혼기념일이나 생신 같은 것 밖에 없을 듯해서 되물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큰 눈을 껌뻑이며 하는 말, “아니요. 울 엄마하고 아빠가 자꾸 싸우세요. 인터넷 보니까 장미하고 튤립은 ‘사랑’이라는 꽃말이 있다고 해서…. 그거 사러 왔어요. 엄마 아빠가 안 싸우고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
꽃집 7년 동안 운영하면서 이런 손님, 이런 어린이들은 처음 봤답니다.
마치 내 친자식 같아서 작업용 목장갑을 끼고 있는 것도 까먹은 채 두 아이를 꼭 껴안아줬죠.
나는 아이들에게 돈을 추가로 받지 않고 장미꽃 한 다발과 튤립 한 다발을 예쁘게 포장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카드를 건네며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글을 쓰도록 해서 꽃다발 안에 넣어 보내 주었죠.
아이들을 보낸 뒤 언젠가 유명인이 TV에 나와서 어릴 적 부모님의 부부 싸움을 기억하며 충격적인 고백을 하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이 싸우실 때가 가장 겁이 났습니다. 부모님이 번번이 이혼하자고 해서 그때마다 나는 ‘고아원에 보내지나?’ 하는 공포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라고 했던 고백…….
지금 혹시 부부 싸움을 자주 하시는 부부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천사처럼 마알간 영혼을 가진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말이죠…….
제2 월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미영(분평동)
얼마 전 아주 추운 날이었습니다.
저녁 7시 무렵 아파트 주차장에서 걸어가다가 순간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면서 손가락이 부러져 3개월 이상의 재활 치료와 철심 3개를 박는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넘어지고 일어나면서도 ‘분명히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싶었습니다.
넘어진 위치로 돌아가 자세히 내려다보니 주차 방지턱이 있었습니다. 검은색이어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부모님 생각이 나면서 어린아이들과 나이 많으신 분들께는 더욱더 위험천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응급실에서 수술 후, 일주일 뒤에 깁스를 하고 출근을 하면서 경비 아저씨께 사고 내용을 알리게 됐습니다. 경비 아저씨께서도 너무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안타까워해 주시면서, 관리사무소에서 알아야 되는 문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하려고 아파트 현관 1층을 나서는데 순간 주차장 전체에 무언가 눈에 확 띄었습니다. 주차 방지턱마다 노란 야광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깁스하고 있는 팔의 통증을 잊을 정도로 큰 감동이었습니다.
경비 아저씨께 말씀드린지 불과 얼마 뒤에 이렇게 신속하게, 그리고 강력한 한파 추위에 빠르게 처리 해주신 관리사무소 직원분들과 가족처럼 안타까워해 주시면서 바로 알려주신 경비 아저씨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리는 마음입니다.
회사에 출근 후 관리사무소로 감사 인사를 드렸지만, 오히려 진작에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으로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아 그래도 이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사드리는 마음 가득히 담아 훈훈한 통화를 끝내고, 혹시 다른 많은 주차장 등에서도 저 같은 사고를 당하신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들었습니다.
저희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분들과 경비 아저씨들의 진심 어린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서두 없는 글로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청주시의 새해 화두가 ‘다시 함께!’라고 들었습니다.
모쪼록 코로나로 힘든 시기지만 많은 청주 시민이 진심을 다해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이 시기도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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