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광역치매센터 2019 치매인식개선 수기 공모전 당선작
내 아내는 치매입니다
홍기태(오창읍)
우리는 오래전부터 팔려고 내놓았던 아파트도 거둬들이고 줄곧 오창에 있는 이 아파트에서 10년을 넘게 살고 있다. 아내가 치매라는 몹쓸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가끔 현실을 착각할 때도 있고 과거의 기억에 가려 지금 일어나는 단기 사건도 기억하지 못한다. (중략)
아들에게서 안부전화를 받으면 대화중에도 네가 누구냐고 몇 번씩이나 되묻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자기가 길러준 손자들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들어한다.(중략)
치매환자의 증상은 백인백색으로 정답이 없다고 한다. 기억의 필름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증세가 치매라며 2년에서 20년까지 가는 병이라고 한다.
중앙치매안심센터 발표로는 20018년도 통계 기준 65세 이상 778만 명 중 치매환자는 70만 4,500명. 즉 10명당 1명꼴이라니 현대 의술의 발달로 장수노인이 많아진 것 또한 이유인 것 같다.
내 아내는 집에 머무는 시간 거의 대부분을 TV 시청으로 소일한다. 잠에서 깨어나면 무조건 TV를 켜고 밤중엔 올빼미처럼 집안을 돌아다니며 시끄럽게 냉장고 문을 열고 냉동식품을 여기저기 꺼내놓고, 깜박 잊는 바람에 상해서 버려야 할 때도 있다. (중략) 현실을 꿈으로, 꿈을 현실로 착각해 아침 식탁에서 꿈꾼 이야기를 현실처럼 말할 때도 있다. 아침뉴스에 미 대통령 트럼프가 나오면 저 사람은 왜 한국에만 와 있냐고 묻기도 하고, 아침도 굶고 일찍 나오니 힘들겠다는 동정심 어린 말을 할 때도 있다.(중략)
치매는 때때로 변화하는 날씨와도 같다. 비바람 치다 개이기도 하고 쾌청한 날씨가 구름을 몰고 오기도 한다. 추우면 두꺼운 옷을, 비 오면 우산을 준비하듯 치매환자에게도 준비물이 필요하다. 다름 아닌 사랑의 기초 위에 이해하고 포용하는 칭찬이라는 도구를 항상 준비하고 있으면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잘못하고 엉뚱한 행동이라도 이해하면서 참고, 환자 편에서 안아주고 감싸주는 배려의 정신이 필요함을 느끼게 됐다. (중략)
청원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는 쉼터를 알게 돼 아내는 2층에서 치매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는 1층 가족카페에서 진행되는 가족
교실에 참여하면서 치매란 병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아내도 너무
좋아해 2치 치매교육 프로그램에 또 입교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하고 있다.
요즘은 아내를 2층 쉼터 운영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나는 1층 가족카페에서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 냉커피 한 잔 놓고 책을 읽고 한자 공부도 하며 취미생활을 할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지 늘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린다.(중략)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치매환자에게는 어떠한 환경에 처해 있던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무조건 감싸고 관대하게 껴안아 주며 아낌없이 칭찬이라는 선물을 안겨 줄 때 어느 정도는 잠재우고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칭찬의 값진 선물을 제공토록 동기유발을 해준 청원치매안심센터 직원들에게 거듭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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