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청주의료원 응급의학과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며 동물에게 물림 사고, 즉 동물 교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한 해 약 80만명 이상이 동물에게 물려 병원을 방문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동물 물림으로 내원하는 경우 대부분 가벼운 피부조직의 손상이지만, 큰 동물이나 다수 동물로부터 교상을 입을 시 심할 경우 혈관 혹은 장기의 손상, 개방성 골절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피부가 얇고 조직이 정교하고 복잡한 안면부, 손, 회음부의 교상은 더 심한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물교상에 따른 감염 및 응급처치
동물교상에 따른 감염 및 응급처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와 고양이 등과 같은 포유류에 의한 교상은 타액에 짙은 농도의 세균이 포함되어 봉와직염, 화농성 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개에 의한 교상은 고양이보다 상대적으로 깊지 않으므로 세균에 의해 오염되더라도 감염률이 5%를 넘지 않지만, 고양이는 개보다 좁고 날카로운 치아를 가지고 있어 세균을 깊숙이 침투 시킬 수 있어 치료받지 않는다면 약 50% 정도에서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포유류에게 물렸을 때 혹시 모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신속히 생리 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조심히 닦아주어야 하고, 식염수가 없다면 흐르는 수돗물을 이용해 응급 처치를 한 후 병원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상처의 봉합 및 치료
교상으로 인한 상처의 봉합은 미관상의 이유로 일차 봉합(즉시 봉합)을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실질적으로 일차 봉합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경우로는 혈액의 흐름이 많아 상대적으로 감염의 위험이 덜한 얼굴과 두피, 얕고 단순한 상처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고 일차 봉합을 시행할 경우 외부의 공기가 차단되어 오히려 체내로 침투한 혐기성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기에 면역력이 낮은 분이나 감염의 위험이 큰 상처는 3~5일간 예방적 항생제 치료 후 감염의 징후가 없을 시 봉합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봉합 후에는 세포가 잘 재생할 수 있도록 촉촉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상처에 직접 들러붙지 않는 반창고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파상풍 예방에 대한 기록이 없거나 불확실한 경우 병원을 방문하시어 예방 주사를 맞으시고, 광견병과 관련된 사항도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