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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호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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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만 안가본 청주 #
청주동물원
권혁범 사육사가 귀띔하는 ‘동물의 사생활’
한국늑대
“여섯 마리의 한국늑대는 지난 2020년 대전동물원에서 태어나 청주동물원으로 왔어요. 이 늑대들은 지난 2008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한국늑대의 3세예요. 한국늑대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종 1급 동물인데, 자연 상태에선 멸종된 것으로 추정돼요. 늑대는 야성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청주동물원의 한국늑대들은 겁이 많고 촐랑대요. 먹이는 생닭을 줘요. 관람객은 늑대가 생닭을 야성적으로 ‘탁!’ 낚아채는 모습을 기대하시지만 겁이 많아서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어요. 늑대들의 이름은 대부분 개의 품종에서 따왔어요. ‘말라뮤트’와 ‘허스키’, ‘셰퍼드’는 생김새가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누렁이’는 황구처럼 생겼고, ‘하이브리드’는 어중간하게 생겼죠. 또 ‘맹꽁이’는 맹하게 생겼어요. "
스라소니
“청주동물원에 네 마리의 스라소니가 있어요. 엄마 ‘유라’와 아빠 ‘시안’, 유라시안 커플과 두 마리의 새끼예요. 고양이과 동물 대부분은 아빠가 육아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엄마 ‘유라’와 두 새끼는 위쪽의 우리에서 셋이 살고, 아빠 ‘시안’이만 혼자 따로 살아요. 두 마리의 새끼는 ‘초코’랑 ‘쿠키’라는 이름을 가졌어요.”
미어캣
“미어캣은 꼭 한 마리씩은 경계를 서요. 주변에 위험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기 위해서죠. 하지만 사람들을 오랫동안 자주 보다 보니 사람은 경계하지 않아요. 가끔 맹금류가 날아다닐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경계서는 미어캣이 무리에 위험을 알리죠. 미어캣은 몇 무리가 나뉘어 있어요. 무리 간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장소를 구분해 두었어요.”
호랑이
“두 마리의 호랑이는 남매예요. 암컷 ‘호순’이가 누나고 수컷 ‘호붐’이가 동생이에요. 호랑이들은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개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엄청 예민해요. 밥 먹을 때라든지 가끔 두 마리가 투닥거리면서 싸우기 때문에 작은 상처들이 종종 생겨요.”
수달
“세 마리의 수달은 엄마 ‘명암’, 아들 ‘무심’, 딸 ‘미호’ 가족이에요. 청주를 대표하는 지명인 명암저수지, 무심천, 미호천에서 따 이름을 지었어요. 덩치가 가장 큰 수달이 아들 ‘무심’이고, 엄마 ‘명암’의 털은 희끗희끗하게 보여요. 딸 ‘미호’는 부끄럼을 많이 타고 낯을 가려서 잘 나오지 않아요. 오후 1시~3시에 따뜻한 햇볕 아래 수영하는 수달의 모습을 즐기실 수 있어요.”
사자
“암컷 ‘도도’와 수컷 ‘먹보’가 같이 살아요. 수컷 ‘먹보’는 수명이 거의 다 돼서 갈기가 빠져 억울하게(?) 보이기도 해요. 게다가 근육도 빠져서 발은 엄청 큰데 다리와 몸이 말라 보이죠. ‘먹보’는 원래 이름처럼 되게 잘 먹었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잘 움직이지도 않으려고 해요. 암컷 ‘도도’는 개복 수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 잘 버텨줬어요.”
붉은여우 *’김 서방’ 찾기 이벤트, 14면 참고
“붉은 여우 우리에선 ‘김 서방’을 찾아보세요. 민간인이 키우다 유기했거나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 여우를 세종시에서 포획했는데, ‘김 서방’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어요.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라는 속담에서 따 온 이름이에요. 청주동물원의 붉은여우 ‘김 서방’은 다른 개체보다 작고 날렵해서 잘 숨거든요. 붉은여우 우리의 나무 사이를 잘 살펴보시면 숨어 있는 ‘김 서방’을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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