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람(상당구 용암동)
엊그제 청주시립도서관 앞을 지나면서 리모델링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도서관 리모델링 공고가 있고 휴관에 들어간 후, 임시로 이전한 시립도서관과 다른 도서관은 거리상의 이유로 오가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농협물류센터의 스마트 도서관을 통해 상호대차를 이용하고 있다.
상호대차는 청주에 있는 모든 도서관에서 원하는 도서관을 통해 책을 빌릴 수 있는 제도이다. 그간 시립도서관에 없는 책을 가끔 빌려 보기는 했다. 그러다 시립도서관이 먼 곳으로 임시 이전하자 상호대차의 빛나는 역할을 체감하고 있다.
가끔, 도서관의 서가 사이를 서성이거나 오래된 책을 펼쳤을 때 책갈피에서 피어나던 초콜릿 냄새, 새로 들어온 책 코너에서 새 책을 넘길 때의 파닥하는 느낌이 떠오르곤 한다.
어느덧 상호대차를 거의 일 년 이용했다. 처음에는 생각 없이 여기저기 도서관에서 빌릴 책을 상호대차 신청했다. 그래봤자 2~3 권이고, 뭐 있는 제도니 쓰는 사람이 있어야 제도가 그 목적을 실현하게 되는 거지. 그랬다. 그러다 곧 그 방자함을 반성하고 되도록 한 도서관, 책이 한 도서관에 없는 경우면 거리가 가까운 도서관들에서 책을 찾아 신청했다.
이달 초쯤. 두 권, 상호대차를 신청했는데 각기 다른 도서관이었다. 두 책이 한 도서관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책이 농협물류 스마트도서관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가보니 달랑 한 권. 처음이었다. 날을 달리해 책이 도착한 것은.
도서관 담당자가 피곤에 지쳤나? ‘내 참 귀찮아서!’ 이랬나? 그런 억측을 했다. 아마 먼저 찾은 책을 전달해 주려는 배려였으리라는 추측! 지금, 읽는 책을 다 읽어간다. 신청할 책이 다른 도서관인 것을 미루고 같은 도서관인 책으로 추렸다.
리모델링 중이라고 꼭꼭 동여매듯 철재 울타리를 친 청주시립도서관. 울타리 틈으로 들여다보니 물이 오르는지 나뭇가지가 통통하다. 겨울은 가고 봄이 곧 오려나보다.
담당자분께 무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