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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의 기원과 발달

일반적으로 먹은 후한의 서예가이며 제먹자였던 위탄(韋誕·179∼253)에 의하여 발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후한서]에 "등황후(鄧皇后)가 즉위하자 만국에서 공물을 헌납하였는데, 세공지(歲供紙)와 먹(墨) 등이었다"라는 기사 등을 통하여 볼 때, 위탄 이전에 이미 먹이 사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먹의 시초는 중국의 한대초기라는 학설도 있다.

모필은 진대의 몽념에 의하여 종이는 한대의 채륜에 의하여 발명되었다고 전해지지만 먹의 발명자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다만 먹은 모필을 사용하기 시작한 때와 거의 같은 시기에 발명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전국시대와 한대에는 먹은 물론 칠(漆)·주(朱)·단(丹) 등이 먹의 대용으로 쓰였던 듯하다.

먹이 발명되기 전인 갑골시대와 금석시대에는 골편이나 금석에 문자를 새겼으나 사람의 지혜와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문자의 사용범위가 넓어지고 갑골문이나 금석문만으로는 기록하기가 어려워지자 죽편이나 목편 또는 겸백 등에 문자를 쓰게 되었다. 이를 죽간시대(竹簡時代)라 하며 당시 먹 대신에 죽정(竹挺)에 칠(漆)을 묻혀 썼으므로 죽간칠서(竹簡漆書)라 하였다.

이때 먹서의 원료는 오늘날의 연필심으로 쓰이는 흑연과 같은 자연산 석인이라는 광물에 칠을 섞어서 썼다. 그 후 문화가 발달됨에 따라 점차 그을음(煙煤)을 칠 대신 쓰고 이어 아교풀과 섞어 쓰게 되면서 제먹(製墨)의 단계로 발전되었다. 후한에 이르러 비로소 오늘과 같은 먹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것은 종이의 발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처음에는 송연먹을 생산하였고 유연먹을 사용하게 된 것은 오대십국시대에 이르러서이다. 당시 남당의 후주가 먹의 사용을 장려하여 유명한 먹공들이 나왔고, 그 후 송·원·명·청 등으로 이어져 오면서 많은 먹공이 배출되고 일품이 생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대부터 먹을 사용하였으나 위만·낙랑시대에 중국의 것을 본받은 것이며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에 들어와서 비로소 정품(精品)의 먹이 생산되었다. 일찍이 삼국시대에 먹이 사용되고 있었음은 고구려가 송연먹을 당에 세공으로 바쳤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

신라의 양가(楊家)·무가(武家)의 먹은 모두 송연먹으로서 그 품격이나 질이 매우 좋았으며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는 조선먹의 황금시대를 이루었다. 또한 육우(陸友)의 [먹사(墨史)]에 의하면 "고려가 진공한 먹은 맹주(猛州·현 평안남도 맹산)의 것이 가장 좋고 순주(順州·현 평안남도 순천)의 것이 그 다음이며 ...... 그 먹의 어떤 것은 평노성(平虜城·현 평안남도 영유)에서 진공된 먹이라 하였으며, 어떤 것은 순주 혹은 맹주에서 진공된 먹이라 하였다"라고 하였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평안남도를 중심으로 하는 관서지방이 위치가 중국과 가까워 이곳에서 생산된 먹이 주로 수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의 먹의 사용은 601년에 고구려의 담징이 제지법과 제먹법을 전해준 데서 비롯되었다.

필사용으로는 유연먹보다 송연먹이 좋았으며, 유연먹이나 당먹(唐墨)은 글씨를 쓰는 데는 좋았으나 책을 간행하는 경우에는 번지고 희미하여 송연먹만 못했던 것이다.

송연먹(숯먹·개먹)은 평안도의 양덕(陽德)에서 생산된 것이 유명하고 유연먹(참먹)은 해주(海州)에서 생산된 것이 유명하였으며 한림풍월(翰林風月), 초룡주장(草龍珠張), 부용당(芙蓉堂), 수양매월(首陽梅月) 등이 상품이었다. 충북 단양에서도 먹이 생산되었으며 그 중에서 상품을 단산오옥(丹山烏玉)이라 하였다.

먹의 제조

먹을 만드는 방법은 송연먹과 유연먹에 따라 각각 다르다.
그을음(煙煤)을 흙처럼 고정한 것이 먹인데 그을음을 취하는 방법에는 소나무를 태운 송연(松煙)에서 취하는 것과 채종유(菜種油)·호마유(胡麻油)·비유(榧油)·동유(桐油) 등을 태운 연기에서 취하는 것이 있다.

실내에 아궁이나 가마(窯) 등을 마련하여 놓고 재료를 태우면 그을음이 굴뚝에 붙게 되며 그것이 위쪽으로 모이는 것일수록 상제(上劑)라 하여 품질이 좋다. 그을음의 질도 중요하나 그것을 반죽하여 굳히는 아교풀의 질과 성능도 매우 중요하다.

먹을 만드는 방법은 그을음을 아주 가는 체로 쳐서 아교풀로 개어 반죽한 다음 절구에 넣어 충분히 다진다. 그것을 목형(木型)에 넣고 압착한 다음 꺼내어 재 속에 묻어 차차 수분을 빼며 말린다. 그러나 요즘에는 광물성 그을음 또는 카본 등을 재료로 다량 생산한다.

송연먹

송연먹은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 찧어 만든 먹으로 숯먹이라고도 한다. 송연먹은 소나무를 태워 얻은 그을음을 자루에 넣어 달여서 말린 순연(純煙) 10근과 아교 4근 그리고 물 10근의 비율로 배합하여 만들었다.

송연먹을 만드는 절차는

  1. 구리 항아리에 물 9근과 아교를 넣어 불에 녹인다.
  2. 말린 순수한 그을음 10근을 고루 섞어 잘 섞여지면 이것을 반죽하여 다른 그릇에 옮기고 나머지 물 1근을 적당히 뿌려가며 잘 찧는다.
  3. 그런 다음 깊숙한 방에 평판을 깔고 그 위에 습한 재를 한치 정도 깔아 종이를 덮어 그 위에 먹을 옮겨놓고 다시 종이를 덮고 위에 다시 습한 재를 한치쯤 덮는다.
  4. 그대로 3일을 두었다가 각 먹정을 바르게 네모로 자르고 자른 먹 위에 마른 재를 한치쯤 덮고 2-3일 지난 후 꺼내어 으슥한 방의 평판 위에 놓고 여러 차례 뒤집어 가며 말린다.

송연먹은 먹색이 진하고 아교가 많이 섞인 것은 윤택이 나서 목판인쇄에 매우 적합하다. 정인(精印)한 고려말기 또는 조선초기의 목판본을 보면 대개 먹광이 나고 먹향이 좋다.

유연먹

유연먹은 기름을 태운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 찧어 만들었으며 기름먹 또는 참먹이라고도 한다. 유연먹을 만드는 그을음은 마자유(麻子油), 동유(桐油), 급청유( 靑油), 채자유(菜子油), 두유(豆油) 등을 원료로 삼았는데 그 중에서도 동유(桐油)가 주로 사용되었음이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소개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일찍이 광물성인 석먹(石墨)이 사용되었으며 그 뒤 소나무를 태워서 만든 그을음으로 만든 송연먹을 사용해오다 송대에 장우(張遇)라는 먹장이 처음으로 기름 그을음으로 유연먹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유연먹은 먹색이 희미하나 걸죽하지 않아 붓에 한 번 먹물을 칠하면 길게 써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필사용에 아주 적합하다.

특히 기름은 응고력과 점착력이 있어 쇠붙이에 잘 착먹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에 금속활자인쇄에 매우 적합하다. 그러나 목판인쇄를 할 때는 착먹이 묽고 희미한 것이 흠이다. 고서를 감정할 때 먹색을 보면 송연먹과 유연먹 중 어느 것을 사용하였는가는 곧 식별할 수 있다.

송연먹은 오늘날 중국에서 황산송연(黃山松煙) 등의 이름으로 조금씩 만들어지나 좋은 먹이라고 할 수는 없고 좋은 먹이라면 의례 유연먹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주 고급 먹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물성 카본을 원료로 만드는 실정이다.

먹의 특성

서유구(徐有榘)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서는

  • 1 붉은 빛이 나는 먹
  • 2 검은 빛이 나는 먹
  • 3 푸른 빛이 나는 먹
  • 4 흰 빛이 나는 먹으로 먹품(墨品)을 가린다고 하였다.

송연먹은 유연먹이 희미하고 윤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먹물이 진하고 먹청색 윤이 난다. 먹은 다음과 같이 먹의 성질이 변하지 않도록 유지되어야 한다.

  • 1 먹은 우선 가벼워야 하며 탁하지 않고 맑아야 하고
  • 2 향기가 좋고 먹을 갈 때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하며
  • 3 깨끗한 벼루에 맑은 새 물로 먹을 갈되 급히 갈면 먹말(墨沫)이 생기므로 천천히 갈아야 한다.
  • 4 먹과 벼루를 다 쓴 뒤 그대로 놓아두면 먼지가 앉아 먹에 함유된 아교가 응고되므로 벼루에 있는 먹을 깨끗이 물로 씻어 두어야 하고
  • 5 먹을 안 쓸 때는 쑥 속에 넣어두면 좋고 여러 날 안개가 끼거나 장마 등으로 습기가 많을 때는 종이에 싸서 석탄가루에 묻어 두면 질이 변하지 않고 곰팡이도 생기지 않는다.
  • 6 자주 화롯불에 쬐는 것도 좋으나 너무 오랫동안 쬐면 좋지 않다.
  • 7 먹은 자주 눅눅하고 바짝 건조해지면 나중에는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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