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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기행]향천사 천불선원 大休門 내용, 파일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제목 선원기행]향천사 천불선원 大休門
내용 선시를 읽다보면 졸음이나 잠에 관한 구절이 자주 나온다. 그 어떤 경계나 차별 을 넘어선 득의의 경지를 노래할 때 등장하곤 하는데, 이 경지를
읊은 대표적 인 스님이 백운스님이다. 고려 후기를 살다간 백운스님은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 경’(원제목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의 저자로 일반에게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뛰어난 선시를 많이 남긴 스님으로 불교사에
각인되어 왔다. 스님은 여러 편의 시에서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 다’(飢食困來眠)는 구절을 남기고 있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거니
한결같이 생각 없어 온갖 경계가 고요하다 옳고 그름을 가지고 나를 비판하지 마라 뜬세상 사람 일에는 상관하지 않느니.’ 시로 미루어 살펴볼
때, 스님은 불도의 최고 경지를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는’ 곳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오래 곱씹어보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어려운 경
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충남 예산군 금오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향천사 천불선원에 찾아간 것은 오 로지 선원입구에 걸린
‘대휴문’(大休門)이라는 현판을 보고 싶어서였다. ‘크게 쉬는 문’이야말로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는’ 경지로 들어가는 문이 아닐 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찜통더위와 복잡한 세상사로부터 잠시 벗어나 있고 싶 은 욕심도 있었다. 향천사는 도심에서 불과 2㎞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마치 깊은 산중 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 같았다. 오랜 역사(백제 의각스님 창건)가 스민 담백하 고 고졸한 공간미와 수령이 수백년 된
절 마당의 느티나무들이 도심의 소음을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불선원은 향천사 마당을 지나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개울 하나를 건너자 바로
나타났다. 기대했던 대로 선원입구에는 ‘대휴문’ 이라는 현판이 걸려있었다. 선원은 현판에 쓰여진 대로 ‘크게 쉬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뒤로는
금오산이 볼록 솟아 선원을 감싸고 있었고, 그 둘레를 따라 아담한 담장이 빙 둘러쳐져 있었다. 긴장감과 절박함을 자아내는 다른 선원들과 달리
포근하다는 느낌이 앞섰다. 선원 마당에는 흰색과 보라색의 도라지꽃이 환하게 피어있어 산뜻함 을 더해주었고, 스님들이 직접 세탁해 널어놓은
이불과 옷가지들이 다감한 풍 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지루한 장마가 끝난 뒤라 수좌들이 모여 빨래도 하고, 습기도 없애는 울력을 함께했다고
한다. 선원장인 옹산스님은 대휴문에 관해 묻자 “크게 마음을 쉬라, 모든 생각을 쉬 라는 뜻”이라며 “세상 공부는 거의가 보고, 듣고, 배우면
알 수 있지만, 참선공 부는 듣고, 보고, 배워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참구(實修參究)하는 것이 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생각, 모든
알음알이를 쉰 상태에서 정진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것은 참선에 들어가는 문이기도 하지만, 참선을 통해 빠져나오는 문이기도 했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는 세계가 이렇게 어렵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홍섭/문학평론가〉
파일 20060602025502812.jpg20060602025502812.jpg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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