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행사안내
제목 | [한국문헌사의 쟁점 ⑵-1] 금속활자의 발명국 다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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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은 1377년 인쇄된 ‘직지심체요절’이다. 제대 로 부르자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이라는 긴 이름. 고려 우왕 때 인쇄된 불서(佛書)다. 유네스코는 오래 전 금속 활자 발명국이 한국이라는 사실을 공인했다. 지난 1972년에 프랑스 국립도서관 이 보관 중인 ‘직지심체요절’을 공개하면서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더 이상 ‘금속 활자의 발명국이 어디인가’를 두고 학계는 논쟁을 벌이지 않았다. 적어 도 중국 학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중국의 도전=최근 중국 학자들을 중심으로 ‘고려 발명설’에 대한 반론이 나오 기 시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판 지싱(중국과학원 자연과학사연구소)교수. 지 난 1998년 지폐 인쇄용 동판을 증거로 내세우며 “금속활자는 중국의 발명품”이 라고 주장했다. 판 교수는 이에 앞서 97년 동서고인쇄문화 국제학술회의에서 원대의 동활자본 ‘어시책’을 근거로 유사한 주장을 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 다. 이튿날 고 윤병태 전 충남대 교수가 조선에서 찍은 동일판본인 ‘어시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금속활자 발명국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의 지위에 중국 학자들이 도전하는 형국 을 하고 있다. 근거가 취약해 쟁점으로 부각되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측의 집요 한 관심만큼은 눈여겨 봐둘 필요가 있다. 중국측이 내세운 근거는 두 가지다. 1148년에 인쇄된 ‘천불동패(千佛銅牌)’와 1154년부터 지폐 인쇄에 사용됐다는 동활자다. ‘천불동패’는 건강,부귀 등을 기원하는 일종의 부적으로 그림 사이 에 모두 40여자의 문자를 담고 있다. 현재 ‘천불동패’의 원판은 없고 먹으로 찍 은 것만 남아 있는데 그것만으로 ‘천불동패’가 활자본인지는 확실치 않다. 중국 측은 동판에 그림을 새기고 문자만 활자로 끼워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증거 는 없다. 지폐 역시 금속활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시 지폐는 동판에 140여자를 새긴 뒤 일련번호,화폐가치 등 변화가 필요한 6∼8자만을 활자로 심어 찍어냈 다. 재사용됐다는 점에서 이때 사용된 문자는 활자의 범주에 포함될 수도 있 다. 하지만 여기서는 활자인쇄의 핵심인 조판(組版) 과정이 불필요했다. 활자 인쇄의 꽃은 조판이다. 개별 활자를 판 위에 올려놓고 이를 고정시켜 고품질의 인쇄본을 만드는 데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천불동패’와 지폐 만으로 중국이 금속활자의 새 발명국에 등극할 가능성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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